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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의 손님을 끄는 가게들

요즘 세상에 호객행위가 말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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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호객행위가 말이 되는가?

 

호객행위는 물건 따위를 팔기 위하여 손님을 '억지'로 부르는 행위를 말하고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을 '호객꾼'이라고 하기도 하고 '삐끼'라는 말을 사용한다. 

호객은 한자로 呼客(呼 : 부르다 客 : 찾아온 사람)으로써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서 들어오세요~ 여기가 제일 맛있어요~" 하는 것도 호객행위다. 지나가다 들어갈 생각도 없는데 끌려들어 가게 되는 경우이기도 하고 안 들어가도 그 행위 자체가 호객행위다.

호객행위는 '경범죄처벌법'에 해당하여 처벌할 수 있는데 '경범죄'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 공공의 질서유지를 위해 있는 법으로 말 그대로 누군가 호객행위를 통하여 내 자유나 권리 손상되거나 누가 봐도 나도 저런 곤란한 일을 당할 수 있겠구나 할 때는 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경범죄 처벌법 제2장 제3조 8항을 보면 (물품강매ㆍ호객행위) 요청하지 아니한 물품을 억지로 사라고 한 사람, 요청하지 아니한 일을 해주거나 재주 등을 부리고 그 대가로 돈을 달라고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영업을 목적으로 떠들썩하게 손님을 부른 사람 은 경범죄 처벌 대상이 된다.

9항에는 광고물 무단부착 등에 대해 나오는데 찌라시를 집이나 차에 부착하거나 길에다 뿌리는 행위도 해당된다. 이에 대한 범칙금은 5만원 정도이다. 

 

얼마 전 요즘 같은 세상에 떡하니 길을 막고 멀쩡하게 서서, 천연덕스럽게 호객행위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요즘 세상에 도대체 누가 이런 발칙한 짓을 하는 거야?'

 

 

 

 

 

 

 

천연덕스런 표정을 보라. 저 좁은 골목에 누가 지나가던 말던 네모반듯하게 서서 '국제시장~' 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표정이 너무 당당해서 해가 아직 지지 않은 상태인데도 얼굴에서 빛이 난다. 

거치형 배너 2개가 앞 뒤로 포진 해 있는데 배너에는 눈길도 안간다. 배너들은 서있는데 떡하니 나무의자에 앉아있는 걸 보니 저 네모난 녀석이 대장임이 틀림없다. 혼자 편하게 앉아서 계속 외치고 있다. "국제시장~ 국제시장~" 

이런 무뢰한이 다 있나 싶다. 일단 부르니까 가까이 가서 보았다.

 

 

대놓고 일단 먹고보자고 한다. 호객행위가 너무 심하다. 하는 짓이 깜찍해서 웃음이 나온다. 지나 가는 사람들 마다 '이게 뭐야?' 하고 수군거리면서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쳐다본다.

하나... 참. 골목 끝에 있는 중식당 가려고 했는데... 마침 중식당이 문을 닫기도 했지만.... 갑자기 삼겹살이 땡기네...

아니다 다를까. 가게에 자리가 없다. 꽉찼다.

 

 

호객행위를 당하고 싶어도 당할 수가 없다. 가게가 매진이다.

들어가려고 해도 자리가 없다. 

현장에 안 와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원래 장사가 잘되는 가게는 다 그래."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은 장사에 소질이 없는 거다. 소질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것은 성공한 프랜차이즈를 찾아서 돈을 주고 표를 파는 거다.

기억하자. 장사에 소질이 없는 사람들은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도 망하게 한다.

 

 

가게의 위치를 보자.

 

 

상수역 1번 출구 입구에 위치하면서 홍대 쪽 방향 10m이다. 횡단보도 앞 골목이다.

홍대 앞으로 걸어가려면 15분에서 20분 가야 한다. 궁금한 분들은 거리가 얼마나 먼지 상수역과 홍대 정문까지의 거리를 포털 Map에서 찾아보시라. 저 위치는 홍대가 아니라 상수역이다. 홍대 갈 사람들이 동네 구경이나 하면서 시간 때우자고 상수역에서 부터 출발할 사람들이 100명 중 몇 명이나 있겠는가?

그리고 본인은 난데없이 저 골목을 들어가겠는가?

'국제시장'은 저 깊숙한 골목 20m 안에 있다.

 

 

간판과 POP는 물건이다. 생물이 아니어서 살아있지가 않다. 그런데도 그 무생물들이 골목에서 소리 지르면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제일 위 사진에서 보듯이 그 호객행위에 끌려 들어온 사람들이 막다른 골목에 와서 아이쇼핑하고 있다. -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마케터가 저 골목 깊숙이 있는 가게에 사람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블로그, SNS, 찌라시, 방송광고를 내세우지 않으면서 - 단지 저 깊숙한 골목에 나무의자에 앉아있는 아크릴 큐브를 설치하라고 하겠는가?

 

 

우연이라도 그 골목에 들어선 사람들은 골목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네모 아크릴 상자와 벽에 설치된 광고판을 보게 된다. 뭔가 막 설명을 하고 있는데 느낌이 애잔하다. 혹시라도 그냥 돌아설까 봐 화살표를 2개나 써서 이 골목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벽에 누군가 낙서하듯 눈에 거슬리는 것들도  있다.

 

 

모두 '국제식당' 쪽을 향해서 가고 있다.

'이건 전쟁이다!' 장난치듯 그린 그림을 쫓아가는 바보 같은 행동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다. 

 

'재밌네. OK!  내 발걸음과 약간의 시간은 소비해 주지.'

골목의 모든 설치물들이 최면을 걸고 있다.  네모 대장에게 끌려서 골목을 들어서면 벽의 설치물과 그림들이 이미 길을 안내하고 있다. 

'이거 뭐야?' 하면서 이미 10m를 들어왔다.

그리고 싫어도 이미 손님들로 꽉 찬 가게를 보게 된다.

'뭐 이런 골목 구석진 가게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허탈하다. 뭔가 진 거 같다. 어처구니가 없다.

쿨하게 '아. 뭐 이런 가게가 있네~ ㅎㅎ 재밌네'  하고 모른 척 뒤돌아서면 네모대장이 다시 보인다.

 

 

네모대장이 웃고 있다.

'아휴~ 좀 일찍 오시지.... 우리는 또 가는 발길 잘 안 잡으니까~ 다음에 올 수 있음 다시오셔~'

 

얄밉다. 다시 돌아가서 앉아있는 손님을 내쫓고 내가 앉고 싶다.

저 놈의 아크릴 박스가 호객행위를 하다 못해 사람을 놀리고 있다.

 

 

우리는 내 가게를 위해서 이런 호객행위를 하는 '삐끼'가 있는가?

당장 내 가게 앞에도 저런 '삐끼'를 두고 싶다. 사람과 밀당하는 아크릴 박스라니...

 

 

우리도 호객행위를 하자!

정상적 간판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에 의해 보호받으니 얼마든지 계속해서 호객행위를 하자.

그리고 장사에 타고난 소질이 없더라도 앞으로 우리도 한번 저들처럼 그 장치를 만들어보자.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은 이전 포스트에 파일 링크되어 있으니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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