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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의 손님을 끄는 가게들

보자마자 들어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가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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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들어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가게들

 

길을 지나다 보면 눈에 띄게 옷을 잘 입은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연예인처럼 얼굴의 생김새나 몸의 비율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왠지 자신에게 맞게 잘 차려입은 모습이 멋있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비싼 명품으로 둘러싼 것도 아닌데 왠지 눈길이 가고 좋아 보인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호감이 간다.

이성과의 호감은 0.2초 안에 결정된다고 한다. 상대방의 인품이나 지성 등 그 사람이 가진 내면의 완성도는 호감을 갖는데 전혀 관여가 없다. 이유 없이 보는 순간 호감을 갖게 된다. 이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발생, 작용하여 벌어지는 상황인데 '도파민'이 과할 경우에도 ADHD, 조현병, 치매, 우울장애 등의 증상이 유발된다고 한다. 감정조절이 안 되는 것이다. 큐피드 화살 맞은 것처럼 순식간에 사랑에 빠져버리게 된다.

 

가게의 외장도 이와 같다. 

길을 지나다 가게의 외장을 보는 순간 0.2초 만에 뇌에 '도파민'을 일으켜 '호감이 가는 가게'로 만들어야 한다. '도파민'은 무엇인가 결심하겠다는 의욕을 느끼게 해주는 데 이 '도파민'이 작용하면 그 가게에 들어가 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심을 행동으로 이어주지 못할 경우 -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지만. 인간은 상실감을 얻게 된다.

반해버린 것이다.

 

 

어릴 적 가지고 싶은 장난감이나 인형을 못 가지게 될 경우 세상 다 잃어버린 상실감을 느꼈을 것이다. 청소년기 짝 사랑하게 된 이성 때문에 괴로운 시간을 보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감정조절이 안 되는 이런 것이 모두 '도파민'의 작용이다. 의욕을 만들고 성취감과 도취감을 주는 역할도 모두 '도파민'이 담당한다.

짝사랑하듯 - 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이 내 가게를 보는 순간 반하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가게에 들어오지 못하면 세상 잃은 듯 괴로워하고 들어와서 콘텐츠를 즐겼을 때 성취감을 느끼고 가게에 준비된 콘텐츠는 모두 자신의 것이라는 도취감과 이로 인한 행복감을 느끼면 얼마나 좋을까?

- 그런데 이 정도면 정신병일 수도 있겠다. '도파민'이 과할 경우 '조현병'에 빠진다니 아무리 가고 싶은 가게가 있더라도 마음 가다듬고 조심하도록 하자.

 


 

아래 가게는 보자마자 들어가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한 가게이다. 길을 걷다가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호감을 느끼게 된 경우이다.

 

아직 개장 전으로 인테리어를 마무리하고 있다. 

 

필자는 프랜차이즈를 종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완성도 있는 장치들에 대하여는 배울 것은 배우자는 입장이다. 오해 없길 바란다. 더구나 다양성을 추구하는 상업분야에 콘텐츠가 강한 새로운 브랜드는 박수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의 가게는 길은 걷던 걸음음 순식간에 멈추게 했다. 강하다. 재미있다. 뭔가 특별한 장치가 있다. 왜 호감을 느끼는지 눈은 빠르게 움직인다. 

와~ 이거 뭐야....

요즘은 찾기도 힘든 이발소에서 쓰던 회전 광고물을 가로로 뉘어서 가게 로고를 계속 돌아가게 해 놨다. 이젠 LED 판 간판은 식상해서 눈에도 안 띄는데 기계적 입체 광고물이 등장했다.

'스팀펑크' 느낌이다. 작지만 엄청난 장치를 했다. 이전에 어디 네일숍에서도 본거 같은데 어딘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저 회전 광고판은 저기 가게가 딱이다. 

가게의 외장을 담당 디자인을 한 누군가는 - 시대에 맞는 새로운 외장 문화를 만든 엄청난 짓을 한 것이다. 단아하고 절제된 기와지붕 모양과 회전 광고판의 조합은 가게 이름도 알기 전에 가게를 반하게 만들었다. '도파민'이 발생한다. 욕구가 생긴다. 들어가고 싶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입구에 가니 공사 중이다. 보통 가게를 오픈하기 1달 전쯤부터 'ㅇ월ㅇ일 오픈 예정~ 오픈 사은품 증정' 등의 현수막을 붙여놓기 일수인데 언제 오픈한다는 A4 한 장 없다.

자신감인가? 당장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데 사탕 까서 한입 빨기도 전에 뺏긴 느낌이다...

 

 

이틀 뒤 다시 가 보았다. 오픈했다. 헐... 이럴 수가.

 

 

7시 조금 넘었는데 줄 서있다. 살짝 화가 난다.  내 사탕...

들어간 사람들 언제 나올 줄 알고 줄 서있는 거냐... 5그룹 정도가 대기하고 있다. 오픈 광고 없었는데 오픈하자마자 사람들이 몰려있다. 맨 뒤 사람들은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것이다. 

대단하다. 그만큼 외장이 매력 있다는 것이다. 입장해서 콘텐츠를 즐기게 되면 완전히 빠져들게 할 것이다. 

 

 

'인쌩맥주'가 위치한 곳은 재래시장에서 먹자골목으로 들어서는 입구이다. 저 지역은 의정부 로데오 거리에서 다른 곳보다 20대 초반층이 많이 몰리는 곳인데 수년간 젊은 층의 만남을 이끈 강력한 가게들이 즐비한 곳이다. 소비층의 특성상 맛보다는 가격이 소비를 좌우하는 곳인데 한동안 하향세를 겪다가 다시 상승하는 지역이다. 

거리가 깔끔하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인쌩맥주'의 외장이 신선하고 차분하면서 말끔해 보인다. 분명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성이 있다. 되려 재래시장에서 진입할 수 있는 유저층으로 볼 때 '인쌩맥주'는 장년층이 이용할 만한 위치과 콘셉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객장 내외 입장객이 모두 20대 초반이다. 

어쩌면 트렌드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같은 연령의 소비층에도 객장을 즐기는 성향의 다양성이 보인다. 지역에 좋은 가게가 들어설 수록 지역상권을 소비하는 소비층도 즐거워지기 마련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건전한 소비문화가 지역문화의 성장을 의미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메뉴가 많아서 박리다매는 어쩔 수 없어 보인다. 역시 먹자골목의 쟁쟁한 기존 가게들과 상대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인쌩맥주' 프랜차이즈를 하기위해서는 30평 기준으로 인테리어등 기본설비가 1억2천가량 든다. 철거, 냉난방기, 전기, 도시가스, 외부공사, 덕트, 화장실, 각종인허가비용, 홍보 등의 비용등을 합치면 최소 1억5천~7천 가량이 들것이다. 물론 건물 보증금, 권리금 등은 제외이다. 홍보 내용을 30평형 기준으로 보면 년 약 4억6천 매출이다. 순익이 38.7%나 된다고 한다. 지역마다 차이가 분명있겠지만 투자금액을 약1년~1년6개월 이면 뽑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물론 매출이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매출을 누가 보장 할 수 있겠는가. 오직 그 지역의 소비자들만 보장할 수 있고 그렇기에 노력은 필수이다.

 

KFC(캔터키프라이드치킨)의 창업자 커널 센더스는 자신만의 레시피로 62세에 창업을 했다. 어떤 프랜차이즈에도 맞설 수 있는 레시피가 있다면 무조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지 않겠다. 내가 만들어서 내가 프랜차이즈를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포스팅를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든다. 

 

 

가게가 들어선 먹자골목의 풍경이다. 

 

 

Tip.
1.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장치를 하자.
2. 가게를 보자마자 반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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