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들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이유
창업자들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극장에서도 어벤져스 정도 되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상영해야 표를 많이 팔 수 있는것 아니냐?"
그래서 창업자들이 HOT한 프랜차이즈를 찾는 것이다. 우선은 전석 예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큰 비용을 들어서도 시작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나름대로 권리금을 받고 되파는 원대한 수익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이전 내용중에도 한 이야기지만, 컨셉이 지나친 자동차는 그 유행이 쉽게 물 빠지는 경향이 있어서 팔 수 없는 애물단지가 되기도 한다. 그것이 다시 유행하려면 몇십 년 후 복고 분위기가 들어서야 한다. 지금 아이언맨 시리즈를 극장에서 상영한다고 하면 몇명이나 표를 사서 보겠는가?
실예로 몇년 전 부터 레트로(Retro)가 유행이더니 곧 뉴트로(New-tro)로 바뀌었다. 레트로는 말그대로 나오자 마자 30대 후반 ~ 50대나 좋아하는 복고가 되버렸다. 아무리 잘생긴 연예인이라도 3일동안 같이 있으면 그냥 사람으로 보이게 된다. 가게도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해당 프랜차이즈가 레트로마냥 유행의 막차를 타기라도 한다면 혼자만 이쁜 얼굴 상상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동안 유행이 지나거나 이에따른 소비자 선택의 변화로 셀 수 없는 프랜차이즈들이 사라지고, 그에 따른 손해는 업주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간 것을 기억하자.
또 한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사업주가 아이템에 대한 경험이 없는 경우이다.
피자를 먹어보기만 했지 도우며 토핑이며 불온도며 피자를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는 사람이 남의 브랜드(프랜차이즈)와 남의 물건(제공 원료)을 사용하면서 남(주방장이나 알바)을 통해 장사하려고 한다면 아주 큰 문제인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투자로 생각하고 뛰어든 것과 마찬가지고 투자는 언제나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닭느님', '1인1닭' 이라고 할 정도로 전 국민이 닭을 선호하고 있지만 은퇴 후 가장 쉽게 접하는 통닭집 프랜차이즈 창업은 가장 무서운 아이템이다. 여기에 함정은 통닭집 프랜차이즈 개점 비용(프랜차이즈 창업비용)이 타 프랜차이즈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이다. 각 프랜차이즈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가게 현장의 임대비, 보증금, 권리 비용을 제외하고도 30평형 정도에 싸게 잡아도 약 1억 5천 정도의 프랜차이즈 비용이 든다. 2군 통닭집은 약 4천~6천이라 업종 선호가 없다라면 반값 이하라는 안정감과 더불어 자본금이 충분하던 안하던 '기회비용'의 이득을 무시할 수 없다.
'치킨' 카테고리에서 '프랜차이즈 순위'가 높고 매년 매출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교촌치킨은 1991년 구미공단 아파트상가에서 10평짜리 통닭집으로 시작한 가게이다. 개점하고 하루 1~2개 닭을 팔았다고 한다. 2020년은 어떤가 살펴보자.
교촌치킨(교촌에프앤비) 본사의 2019년 매출액이 약3천7백억원이다. 2018년보다 400억 원이 증가했다. 치킨으로 29년 만에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가능하다. 살아있는 증거가 눈앞에 있고 오늘도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교촌치킨의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건설노동자, 노점상, 택시기사를 하다 40대 초반에 아파트 상가에 10평으로 치킨집을 시작해서 지금의 신화를 이루었다. 이러한 '의지'와 '운', 그 신화를 완성한 '맛'을 따라간다면 나도 어렵지 않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남이 이루어놓은 잔치에 숟가락만 얹으려고 하는 -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려는 것은 아닐까?
싼타스토리는 프랜차이즈를 종용하는 블로그가 아니다.
다만, 좀 더 다양하고 개성있는 많은 가게들이 오픈하여 그로인한 다양한 문화가 만들어지길 원하고, 그 문화가 한국의 브랜드로써 세계로 진출하기를 바라기에 싼타스토리를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고 있다.
아직도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찾아서 표만 판매하려고 고민하고 있다면 아래의 예를 잠시 보기로 하자.
사진의 가게는 지인과 가볍게 2차를 하고자 길거리를 돌다 찾은 가게이다. 평상시에 젊은 연인들이 많고 떡볶이집이라 발이 안 닿은 가게였는데 막 써놓은 칠판에 맥주 소주 그림이 있어서 혹시나 하고 들어가 보게 된 가게다.
"혹시 소주도 가능한가요?"
"네! 편한데 앉으세요."
"안주는 떡볶이 밖에 없나요?"
"튀김류도 있는데 처음 오신 거면 떡볶이 추천드립니다. 맛있어요."
"OK! 떡볶이 젤 맛있는 걸로!"
주문을 하고 나서 마침 손님이 빠진 상태라 준비하는 사장님하고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프랜차이즈예요?"
"아닙니다."
"근데 망원동 아닌데 왜 망원동 떡볶이예요? 고향이 망원동이신가?"
"시작을 망원동에서 했어요."
지인과 망원동에서 시작했다가 생각보다 장사가 잘 안되어서 헤어지게 되고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지난 힘든 날들이 너무도 아쉽고 아까워 버릴 수가 없었다. 그 후에도 많은 고민을 하다 어렵게 혼자 가게를 얻어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더 노력해서 본인의 맛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 젊은 사장의 힘들어하는 잔잔한 눈빛을 보면서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하루 12시간을 이 좁은 가게에서 서성이고 잠자는 시간 이외에는 재료구입과 소스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애잔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다. '골목식당' 살리기라던지 TV에서나 나오는 장사의 '꾼'이 되고자 노력하는 소상인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망원동떡볶이의 젊은 사장도 교촌치킨의 신화를 꿈꾸고 있을까?
'누가 뭐래도 나의 브랜드이고, 나의 가게이고 나만의 맛이다!'
우리는 10평남짓한 떡볶이 가게를 이길만한 나의 레시피가 있는가? 아니면 나의 브랜드가 있는가?
어쩌면 우리는 별다른 노력없이 성공한 사업가나 블록버스터급 프랜차이즈의 빛나는 모습만을 바라보고 쫓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신화를 만든 사람들은 틀림없이 '망원동떡볶이'의 젊은 사장과 같이 실패를 이겨내고 거듭 일어서면서 인생의 모든 시간을 자신의 일에 매진하고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 흔하디 흔한 떡볶이에도 말이다.
'망원동떡볶이'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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