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한 고딕체 로고를 사용한 가게들 (2)

 

투박한 고딕체 로고를 사용한 가게들 (2)

 

고딕체의 장점은 눈에 정직하게 들어오는 조형미(造形美. 어떤 물건의 만들어진 형태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다.

명조체 같이 소설이나 드라마의 인물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어렵게 해서 보는 자마다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하는 것과는 달리 이런저런 꾸밈없이 그대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만 한다. 마치 아나운서 같다.

 

 

단순 명쾌하게 철판구이집인 것을 알려준다. 

 

'주인이 얼굴에 철판을 깔았느냐?' 

 

누가봐도 철판 요릿집이다. 주인이 얼굴에 철판을 깔았느냐 라는 오해 없이 철판 요릿집을 알려주는데 완벽한 네이밍이다. 너무 딱딱한 분위기를 줄 수 있으므로 라운드 준 사각형 속에 필기체로 '공작가' 라고 써놨다. 뭔가 만드는 '공작'이라고 오해할까 봐 '공'과 '작가'를 분리했다. 센스 있다. 선수 작품이거나 주인이 굉장히 센스가 좋은 분 일듯 하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공작가라고 쓰여있는 라운드 된 사각형에 철판 모양을 넣었으면 더 좋을 듯싶다.

 

언뜻 보기에 주종목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프랜차이즈이다.

위 철판요리 집은 고딕체 그대로 사용했는데 뉴욕야시장은 고딕체를 색상도 넣고 만들어 쓴 듯 뭔가 재미있게 만들었다. 'ㅇ' 자를 보면 가로 세로로 잘라놨는데 아주 옛날에 벽에 광고를 쓰면서 락카를 뿌릴 때  'ㅇ'의 안쪽 바깥쪽이 떨어지지 않게 선을 두었던 그런 모양 그대로 옮긴 듯하다. 배관파이프는 프랜차이즈의 아이덴티티로 보인다. 

'뉴욕야시장' 네이밍이 특이하고 외관이 알록달록 뭔가 많아서 재미있게 느껴진다. 뉴욕에 야시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다양한 푸드트럭과 주변 가게를 통해 뉴욕의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을 컨셉으로 한 듯하다.

간판만 보고 미국 거리 음식을 생각나게 한다면 - 잘 만든 네이밍과 외관이다.

 

 

 

 

 

 

과감하고 화려하다. 이쁘다.

와인은 분류상 상당히 여성 취향인데 다분히 남성적인 느낌의 외관을 가지고 있다. 외부 인테리어도 많은 술병으로 장식 놓았다. 술 취해서 쓰러지면 다칠까 염려되지만 상관없다. 와인을 곤드레만드레 쓰러질 정도로 먹는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한다. 되려 가게 외부의 빈 병들은 소비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와인잔이 어느 정도 크기인지 모르겠지만 와인의 부드러움과 분위기로 보면 잔술로 마시다 보면 분명히 1병 이상은 마실 것이다.  

간판을 대리석 무늬 시트를 배경으로 알루미늄판 고무 스카시로 (밀러 아크릴 스카시 인지도 모르겠다) 만든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다. 진짜 대리석에 신주로 로고를 만들었으면 상당히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나서 '비싼 집'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보통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뱅뱅'을 크게 하고 무슨 가게인지를 알려주는 '와인싸롱'을 작게 썼을 텐데 반대로 브랜드는 작아서 보이지도 않고 '와인싸롱'을 강조해서 가게의 특징을 내세웠다. 

뱅뱅은 기억 안 나도 와인싸롱은 기억날 듯하다. 지워질 이름보다는 와인(종목)+싸롱(분위기)을 강조하여 와인 카테고리를 가지고 갔다. - 좋은 전략이다.

와인을 즐겨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비싼 와인을 입에 대는 순간 그보다 싼 와인을 다시 찾기 어렵다. 단골이 많아지면 지속적인 매출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바'를 이용하던 여성 손님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여성 손님이 없다. 그 소비층을 가져 올 수만 있다면 와인바는 생각보다 좋은 카테고리에 든 종목일 수 있다.

 

독자들 중 누군가 유사한 가게를 원한다면, 레스토랑과 바의 중간지역에 포지셔닝하면 어떨까 싶다. 점심 저녁은 레스토랑, 늦은 저녁은 바. 일반 펍을 원한다면 8시 이후는 통기타치는 감미롭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면 좋을 듯하다. 

 

 

고딕체 로고를 사용한 가게들에 대해 몇 회 더 연재할 예정입니다. 한 회에 너무 많이 올리다 보면 이야기 주제가 혼동될 듯합니다. 그리고 로고에 쓰인 다양한 색상들과 외관과의 비교도 포함될 것입니다. 웬만하면 프랜차이즈를 제외시키려고 했는데 제외시키기가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