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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의 손님을 끄는 가게들

심리학을 전공한 노점상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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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전공한 노점상 할머니

 

지인과 얼마 전 올린 포스트 중 노점상 할머니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구매자를 꽤 뚫어 보고 어떤 사람은 더 주고 어떤 사람에게는 안 판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내용의 대화였다.

 

 

(이 내용은 아래 링크 포스트에 있으니 내용을 안보신 분은 먼저 보고 오심이 내용이해에 좋습니다.)

 

'노력'만 하면 '노력'만 하다 장사를 접게 된다.

'노력'만 하면 '노력'만 하다 장사를 접게 된다. 먹자골목에서 장사하는 방법에 쓴 내용과 같이 손님의 성향을 잘 파악해서 대응을 하면 분명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동호회나 동창회

luckysanta.tistory.com

 

나는 지인에게 당장 현실적인 눈앞에서는 이해 안될 수 있지만,

할머니는 지금 더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중에도 많이 파는 것을 택한 것이고, 할머니가 과감하게 그럴 수 있는 것은 좌대의 위치가 항시 사람이 많은, 그러니까 구매자가 계속 나타나는 시장 골목 이라고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있으면서 깎아 달라고 한 것은 바로 나 였어.”

 

 

할머니 물건이 다른 가게들보다 많이 할인된 가격이었지만, 앞 사람에게 덤으로 주는 것을 목격했고, 그래도 좌판이니 깎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덤은 안 받을 테니 가격을 깎아 달라고 무리하게 요구한 것이다.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 셈이다.

물론 딜을 더 해보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이야기를 할 포인트를 놓치고 물러나게 되었다.

 

할머니는 과일과 야채에 대해 신선하고 이것만 팔면 더는 없다라고 만 한다. 더 이상의 이야기를 안한다.

보통 고수가 아니다. 본인의 물건을 팔려고 상대방을 계속 설득하려고 하면서 반감을 키우지 않는다.

 

지속적인 설득은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게 되어있다.

 

이를 ‘한계 초과 효과’라고 하는데 할머니는 이를 이미 알고, 사라, 마라, 더 싼데 없다 등 구매자를 불안에 떨게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하고 흥정하고 있는 사이 다른 구매자가 오고 할머니는 나와의 흥정을 그만두고 다른 구매자와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는 급해진다. 경쟁심리가 생기면서 희귀성의 법칙이 발현된다.

 

내가 완전히 구매의사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나는 제2, 3의 구매자와 경쟁하게 되고 결국 이 물건을 사게 되어있다. 더불어 원래 구매하려던 것보다 더 많이 사게 된다.

 

할머니에게 사는 사람이 없으면 벌어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이곳은 소문난 시장이고 누가 봐도 할머니 과일과 야채는 싸고 신선해 보이기에 사람들이 몰린다. 한번 사람들이 몰리면 무슨 구경이나 난 듯 더 많은 사람이 몰리게 된다.

 

이 상황에서는 기펜재의 역설도 작용해서 어떻게든 할머니가 이기게 된다.

 

 

 

이 정도면 가판의 할머니는 심리학의 달인인 듯하다.분명 심리학 전공자이거나 일이 끝나고 난 후 매일 몇 시간씩 심리학을 공부할지도 모른다.

할머니에게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럴리가 만무하다.

 

할머니는 몇 십 년간 길에서 손님을 다루는 방법을 잘 알게 된 것이고, 내 물건 내 맘대로 능수능란하게 손님을 대하면서 과일과 야채를 팔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할머니가 파는 수박을 사질 못했고 결국 늦은 시간에 근처 가게에서 2배나 되는 돈을 지불하고 수박을 구매 했다.

 

그날 굳이 수박을 살 이유는 없었는데 ‘베블렌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비싸게 구매하고 나니 소비자 잉여가 없어져서 생각할수록 기분이 안 좋았다. 어리석음을 자책했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나중에는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꼭 할머니한테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할머니가 이긴 것이다.  

 

 

오늘 이야기에 몇 개의 심리적 효과가 등장했을까?

가만히 따져보면 단순히 수박을 사는 과정에도 수많은 심리효과들이 작용한다. 역시 장사는 내 맘대로 하는게 아니라 사람의 심리를 잘 아는 사람만이 장사의 달인이 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언제쯤 이런 달인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

 

 

[용어해설] 

베블렌효과 : 가격이 상승한 소비재의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 간혹 허영심에 의해 수요가 발생하기도 한다.

희귀성의 법칙 : 한정된 물량 판매로 인해 소비자의 욕구를 더욱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

한계 초과 효과 : 지나친 자극에 의한 심리적 면역 현상. 반항심을 작용함.

기펜재의 역설 : 가격이 상승이 예상되면서 신속히 구매하려는 욕심

소비자 잉여 : 소비자에게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주관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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