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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의 손님을 끄는 가게들

먹자골목에서 장사하는 방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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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에서 장사하는 방법 2

 

오늘은 두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현장에서 듣고 보고 파악된 이 이야기들을 참고로 해서 먹자골목에서 장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첫번째 이야기

 

지인의 안내에 따라 맛있다고 소문난 감자탕 집을 찾아서 들어갔다.

공휴일 낮이라 그런지 가족끼리도 오고 등산객들도 많아서 족히 50명 정도 되어 보이는데 이미 꽉 차있는 상태였다. 홀이 20평 남짓이라 사람들이 북적이는데도 손님들이 크게 떠드는 소리가 별로 안 들리고 희한하게 소란스럽지가 않았다.

사람들이 많으면 반찬이니 메뉴니 별도로 주문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종업원을 부르고 응대하는 소리들이 있어야 하는데 크게 소란스럽지가 않으니 인테리어가 방음 처리가 잘 된 건가 싶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분명 손님들은 자기들끼리 떠들고 있는데 종업원분들이 아무도 말을 안 하고 있는 것이었다.

 

단지 종업원들은 모두 주방 앞에 서서 손님들을 응시하고 있었고, 누군가 고개를 들거나 주방 쪽을 바라보면 알았다는 제스쳐와 함께 말 한마디 없이 물 이든, 수저 든, 음료 든 원하는 것을 바로바로 가져다 주고 있었다.

 

이럴 수가눈 빛으로 손님이 원하는 것을 안다고? 이 가게 종업원들은 손님들과 텔레파시라도 한다는 건가?

 

 


 

 

두번째 이야기

 

생 돼지 연탄불 구이로 유명한 이 가게에는 큰 마당이 있어서 손님들이 마당에 앉아 먹는 것을 선호했다. 날씨 좋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나 상관없이 운치가 있고 실컷 크게 떠들 수가 있어서 분위기가 아주 좋은 가게이다.

 

필자는 처음 가는 곳이라 늘 하던 습관대로 주인 분이나 오래된 종업원 분들과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 종업원 분이 오늘 처음 오시고 많이 드시니까 자기가 서비스를 드린다고 하면서 사장님 알면 안 되니까.얼른 드시라고 소주 1병을 앞치마에 숨겨서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 몇 마디 나누고 친절해서 고맙다고 한 것뿐인데 사장님 몰래 소주를 가져다주다니 왠지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이 두 이야기는 모두 먹자골목에서 장사가 아주 잘 되는 가게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가게 사장님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홀에서 상대하는 종업원분들의 이야기다.

 

첫번째 가게를 경험하고 나서부터 홀이 시끄러운 가게를 가만히 보면 - 분명히 손님들보다 종업원들의 목소리가 큰 것을 알게 되었다.

 

 

종업원들의 목소리가 큰 가게들은 대부분 종업원들이 손님 접대를 하는 것에 대해 내가 이렇게 열심히 잘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 큰소리로 이야기하거나 왔다 갔다 하면서 메뉴를 빨리 시키라고 떠들기 일수다.

 

그런 곳은 벨을 아무리 눌러도 종업원이 늦게 온다. 손님은 관심 없고 구석에 서서 자기들끼리 떠들기 바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들은 텃세가 심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종업원은 혼자 대부분의 일을 하면서도 미움받기 쉽다.

 

 

 

 

첫번째 가게의 종업원분들은 일하는 시간 내내 손님들에게만 관심이 있다. 각자 맡은 테이블의 손님들이 무엇이 부족한지 계속 살피고 있다가 시키기도 전에 먼저 가져다준다.이런 것은 어머니도 못해줄 일이다.

 

호텔 레스토랑에는 벨이 없는 것을 기억하시는가?

종업원분들의 이러한 서비스는 손님들로 하여금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고 이왕이면 지인들과 이 가게를 찾아와서 먹게 한다. 나를 끌고 간 지인처럼 말이다.

 

 

 

두번째 가게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 버렸는데 -

몰래 소주를 가져다준 종업원이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손님 테이블을 보다가 사장을 쳐다보는 장면이었다.

 

, 저 양반이 또 사장 몰래 술 가져다 주려는 구나, 가게 거덜 내겠네.’라고 생각하고 사장을 보니

사장이 그 종업원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거였다. 그러자 바로 그 종업원은 소주 한 병을 꺼내 앞치마에 가려서 그 테이블에 가져다 주는 것이었다.

 

 

아뿔사! 아줌마가 몰래 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사장의 계략이었구나!’

 

공짜 소주 1병 더 먹게 되면 ‘돼지껍데기’라도 시켜 먹어야 한다. 그리고 왠지 나만 대접받는 느낌이라 음식이 더 맛있어 보인다. 얼큰하게 취한 손님은 기분 좋아서 그 종업원에게 팁을 주기도 한다. 일거양득이다.

 

가게가 잘 될 수밖에 없었다. 음식도 워낙 맛있고 가게 자체가 운치도 있지만 사장님의 전략이 가게를 이 정도까지 만든 것이다.

더불어 손님을 직접 접대하는 종업원분들의 스킬이 아주 보통이 아니다.

 

그리고 역시 이 가게도 종업원이 손님들의 테이블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누가 있던 없던 가게 이곳저곳을 깨끗이 닦고 있다.

 

 

TIP

1.     종업원들에게 맡은 테이블에 대해 항시 눈을 떼지 않도록 하라. 그 이유는 부르기 전에 서비스를 하기 위함이다.

2.     종업원들이 손님에게 하는 서비스의 한도를 지정하라. 배보다 배꼽이 크면 안 된다.

3.     사장은 종업원을 제치고 홀에서 뛰어다니거나 카운터에 앉아서 다른 일을 하면 안 된다.

4.     사장이 종업원을 관리할 상황이 아니면 중간 관리자를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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