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먹자골목의 손님을 끄는 가게들

깔끔한 명조체와 필기체를 사용한 간판들

반응형

 

깔끔한 명조체와 필기체를 사용한 간판들

 

한 편의 시를 써 내려가면서 굵은 고딕체로 짱짱하게 써 내려가는 시인은 없으리라 -

명조체나 필기체는 영화나 드라마속 주인공이 찬찬히 이야기를 써 내려가듯이 사람을 당겨주고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명조체나 필기체가 가진 힘이다.

당신이 오늘 누군가에게 차분하게 건넬 말이 있다면 - 명조체로 쓰여진 간판을 찾아들어가기를 바란다.

명조체나 필기체를 사용한 간판을 바라보면 뭔가 사연이 있는 듯 하다. 또는 '그 사연을 만들어보지 않을래?' 하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가게 주인이 작명 센스가 보통이 아니다. '운세', '사주', '타로' 이런 게 아니라 '지름길'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인생의 지름길을 알려주겠으니 어서 들어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길목이 지하철역에서 재래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라 유동인구가 상당히 많고 주변 가게들이 대부분 요식업에 몇몇 화장품, 옷가게 등이 포진하고 있다. 한 없이 두리번거리며 지나가는 그런 인생처럼 시끌벅쩍한 골목에서 나지막이 이야기하고 있다. "지름길~~ 지름길~~ 사주 타로~~" 

사주 좋아하는 사람들은 홀린 듯 끌려들어 갈 것이 분명하다. 네이밍도 좋지만, 분명 명조체 간판의 힘이다.

 


 

 

'오늘, 와인한잔...'  하자는 거지? 말꼬리를 흐리고 있다. 이야기거리가 있다는 뜻인데...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누군가와 와인한잔 부담 없이 하면서 분위기도 내고, 못 나눈 이야기 천천히 나지막하게 떠들고 싶다.

명조체와 맞는다. 명조체의 힘이다.

 

그런데... 같은 와인집인데도 전혀 상반된 로고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미 포스팅되어 있으니 아래 링크를 따라가 보시라.

2020/05/04 - [먹자골목의 손님을 끄는 가게들] - 투박한 고딕체 로고를 사용한 가게들 (2)

 

투박한 고딕체 로고를 사용한 가게들 (2)

고딕체의 장점은 눈에 정직하게 들어오는 조형미(造形美. 어떤 물건의 만들어진 형태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다. 명조체 같이 소설이나 드라마의 인물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어렵게 해서 보

luckysanta.tistory.com

 

위 포스팅에 있는 '와인싸롱'은 아주 굵은 고딕체를 사용했다. 왜 그랬을까? 물론 '오늘, 와인한잔' 자리에 '와인싸롱' 이 간판을 걸고 들어와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이 좋다,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우리는 간판에 집중하고 있다.

간판의 역할은 손님을 끌어오는데 목적이 있다. 그리고 간판은 가게의 컨텐츠를 표현하는 것이어야 한다. 

'오늘, 와인한잔'의 메뉴를 보면 - 과일, 치즈, 피자, 마른안주, 어니언칠리프라이 등으로 소프트하다.

'와인싸롱 뱅뱅'의 메뉴를 보면 - 치즈플레이트, 피자, 크림새우, 랍스터버터구이, 등심스테이크 등으로 약간 해비 하다.

어떤가? 컨텐츠의 차이점이 분명히 있다. '와인싸롱 뱅뱅' 과 '오늘, 와인한잔'은 같은 포도주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메뉴에서 컨텐츠가 확실한 차이점을 두고 있다. 

두 가게 모두 본인의 컨텐츠에 맞게 브랜드와 간판의 로고까지 결정한 것이다. 

이 전에 포스팅한 것과 같이(하단링크) 화장을 제일 나중에 한 브랜드임이 분명하다. 명확한 컨셉을 잡고 시작한 브랜드들이다. 

 

오픈 불이 켜지자 마자 손님들이 밖에서 메뉴를 보면서 고민하고 있다.  층계를 통한 입구가 재미있고 인상적이다.

 

간판에 고딕체를 쓰던, 명조체나 필기체를 쓰던 - 가게 메뉴와 서비스 컨셉에 맞지않은  서체를 사용하면 안 된다.

돼지고기만으로도 수천 가지 요리가 가능하다. 돼지 고깃집이면 고딕체를 쓸 것인가? 명조체를 쓸것인가? 그만큼 컨셉잡기가 어려운 것이고 그만큼 생존하기도 힘든 것이다.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은 가게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그들은 단순히 간판을 보고 들어오는 손님이 되는 것이다. 인연으로 만드는 것은 주인이 아니고 간판이다. 그러므로 고객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지 간판은 이야기하고 있어야 한다.

 

 

 

 

먹자골목에서 살아남는 컨셉 잡기

지난 편에 간판에 고딕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렇다고 고딕체만이 간판의 정답이 아니다. 다만, 포스팅된 간판들과 고딕체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면 고딕체를 사용하는 오너

luckysanta.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