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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의 손님을 끄는 가게들

건물을 통째로 광고하는 가게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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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통째로 광고하는 가게들 (2)

 

'건물을 통째로 광고할 때 이득은
-멀리서도 건물을 알 수가 있고, 지속적인 인식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지나다니다 보면 눈에 자꾸 띈다는 이야기다. 

- 뭔가 있다. (주의)
- 뭐하는데지? (지각)
- 아하 그렇구나. (인지)
- 언젠가 가봐야겠다. (기억)

출퇴근이던 약속 장소로 가는 길이던, 같은 길을 걷게 될 때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반복은 주의-지각-인지 과정을 통해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되는데 눈으로 들어간 시각적 요소에 따라 뇌의 반복된 정보처리와 그에 따른 인지과정으로 인하여 브랜드에 대한 개인만의 독특한 '감정'과 새로운 '기억'은 뇌에서 단단하게 자리 잡게 된다. 

와우~! 가는길 가다가 몇 번 봤을 뿐인데 이미 잠재고객이 되는 순간이다.

일부러 배워서 기억한 것이 아니라 반복된 노출에 대한 학습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다. 

만약 누군가 100m 정도의 먹자골목을 지나간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주제를 흐리지 않기 위해서, 그 길의 모든 가게는 모두 동일한 맥주를 파는 가게들이라고 해보자. 이 사람은 그 길 양쪽을 합치면 약 20개 내외의 가게를 지나치게 된다.

즉, 이 사람에게는 20개의 가게가 거의 같은 노출로써 주의-지각-인지-기억의 단계를 경험하게 된다. 여기서 이 사람의 향후 선택은 어떻게 작용할까? 똑같은 크기의 가게와 똑같은 컨텐츠를 제공하는 20개의 가게 중에서 결국 내 가게를 선택하여 들어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광고 마케팅에 대해 박식한 사람들은 대상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만들 때 크리에이티브와 매체 전략의 동질화 및 이에 따른 작용에 대한 지속적인 소비자 학습을 강조한다. - 어려운 말이다. 말 자체도 어렵고, 그래서 나에게 맞는 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은 더 어려운 이야기다.

간단하게 말하면 경쟁 가게(브랜드) 보다 색다르게, 특이하게, 눈에 띄게, 시대에 맞게, 정서에 맞게, 연령층을 고려하여, 계절을 고려하여... 점점 말이 길어진다...

짧게 말하자면 - '남들과 다른 가게(브랜드)인 것을 지속적 노출로 인식시켜라'이다.  

20개의 똑같은 컨텐츠의 가게 사이에서 기억에 남게 하려면 뭔가 다르게 보여야 하고 그 다름을 기억해서('기억의 사다리'라고도 한다.) 결국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억할 수 있게만 한다면,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건물을 통째로 광고하는 가게들은 이러한 점에서 상당히 유리한 이점을 지니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6m 간판과 건물 외관 전체 면적은 노출면에서 이미 시작부터 상대할 수 없는 게임인 것이다. 

 

골목 4거리에 위치해서 노출도 좋고 위치도 좋다. 멀리서 부터 눈에 들어와서 주변가게를 놓치게 만들고 있다.

창고형 건물을 그대로 사용한 '이목구비'라는 재미있는 가게이다. 낙서를 한듯한 외장이 낡은 공장 건물에 젊은 예술가가 몰래 와서 그래피티를 하고 간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노동 + 젊음 + 변화 + 자유 + 시간 등을 담아낸 잘 만들어진 가게이다. 만일 리모델링해서 대리석 외장에 그래피티를 해놨다면 하나도 안 어울렸을 것이다. 저 공장형 건물이어서 느낌이 배가 된 것이다. 감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공장 굴뚝처럼 커다란 굴뚝을 만들었다. 뭔가 스테이크 요리가 나올듯한 느낌이다(안주류가 피자, 치킨이다). 주류는 수제 맥주 등 맥주만 고집한다. 건물 분위기도 그렇고 주류 종류도 그렇고 당연히 손님 연령대가 나이 많은 소주파, 막걸리 파는 없다. 여성들이 타깃이고 그들을 따라 몰리는 남성은 서브 타깃이다. 치밀하게 계획된 전략적 가게이다.

공효진, 김래원, 정웅인 주연의 '가장 보통의 연예'에서 나온 가게로도 유명하다.

외관 이미지가 강력해서 바로 기억에 남는 가게이다. 건물 자체가 캐릭터화 되어있다. 노동으로 시작해서 시간이라는 무형의 컨셉도 좋고, 가게만이 갖고 있는 맥주와 안주의 컨텐츠도 훌륭하다. 조화가 좋다. 

가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컨텐츠를 소비할 시간을 충분히 할애할 것이다. 즉, 캐릭터에 매료돼서 팬이 되는 것과 같다. 컨텐츠를 소비하는 순간 단골이 되기 좋은 가게이다.

 

 

위 컨셉과는 전혀 다른 가게를 살펴보자

 

양주에 있는 '오가닉베이커리 폴콘'이다. 세련된 외관이 눈을 사로잡는다. 사람 키만 한 스마일 아이콘이 인상적이다. 이 가게도 공장형 건물로 전체 외장에 브랜드명을 광고하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외장을 디자인했다. 위의 '영등포 이목구비'가 힙합 이라면, '양주 폴콘'은 깨끗하게 잘 차려입은 비즈니스맨 같다.

교차로와 가깝고 4차선 도로 인접이라 차로 다니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양주소방서와 인접이라 교통량도 상당하다. 외관만 보면 뭐하는데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역의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빵집이다. 즉, 이름값만으로도 사람들이 몰리는 브랜드이다. 파주폴콘과는 외관 컨셉이 조금 다르다. 청담 갤러리아에도 입점해 있다.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다 보면 이마트나 코스트코 같은 창고형 매장으로 오해할 수 있겠다. 필자도 어떤 브랜드인지는 모른 상태에서 '뭔 이쁘고 큰 가게가 있어'라고 관심 갖고 촬영하게 된 것이다. 브랜드 본질적인 컨텐츠인 '유기농'과는 좀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외장이라고 생각되지만, 베이커리나 유기농에 문외한인 사람이 관심을 갖게 하는것 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 스마일 아이콘은 가까이 가면 좀 무서울 정도로 크다. 어떻게 보면 웃는것도 살짝 아닌것같은 느낌도 든다 :)

 

역시 건물을 통째로 광고한다는 것은 이러한 효과가 틀림없이 있다. 

ㅇ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ㅇ 지속적인 노출이 가능하다.
ㅇ 지역의 랜드마크화 할 수 있다.
ㅇ 잠재적 고객이 상대적으로 다수 확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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