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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의 손님을 끄는 가게들

얇고 세련된 고딕체 로고를 사용한 가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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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세련된 고딕체 로고를 사용한 가게들

 

고딕체는 무조건 두껍고 강한 이미지인가?

이전 포스트에 '투박한 고딕체 로고를 사용한 가게들'을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다. 세상 많은 고딕체 간판을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고딕체를 사용하는 것이 어떤 이미지인지 또 어떤 느낌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고딕체의 정의도 설명한 바 있는데 고딕체는 선이나 획의 굵기를 한결같이 '굵은' 서체로 하는 글자체의 하나라고 다음사전에 명시되어 있다.

그래서 고딕체 로고는 서체 자체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직선의 강렬함, 고집스러운 순수성 등을 느끼게 하면서 고딕 서체를 사용한 가게 로고들은 - 가게 오너의 고집스러운 음식에 대한 철학이나 운영방식 등을 내포하기도 하고 흐트러진 기타서체의 로고보다 믿음직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고딕체가 다음사전에서 말하듯 꼭 '굵은' 서체만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이전 편에서 이야기했듯이 1990년대 컴퓨터의 등장으로 다양한 서체의 개발이 이루어졌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다양한 서체들이 등장하는데 그 서체 중에는 고딕체임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감성적이고 아름다워서 디자이너들은 프린트물이나 간판에도 아주 미려한 느낌을 갖은, 충분히 디자인적인 고딕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디자이너들은 뭔가를 계속 만들어 내는데 - 좀처럼 하루를 그냥 보내기 싫은 모양이다.

 


 

B1A4, 오마이걸 등의 소속사인 WM엔터테인먼트이다. 

본 블로그에서 기존에 소개하는 가게나 일반 매장이 아닌 기업의 로고이지만 본 포스트의 주제에 적합하여 소개하기로 한다.

 

사진의 로고가 무엇으로 읽히는가?

사진의 로고는 스프링을 뉘어놓은 듯한 심벌 아래 고딕 서체로 ENTERTAINMENT 가 쓰여 있다.

심벌의 의미는 W+M 으로 WM Entertainment를 의미한다. 심벌을 이해하지 못하면 WM으로 읽기가 어려워진다.

심벌을 보고 바로 로고를 알 수 있는 형태를 로고 심벌이라고 하는데 위 로고 심벌은 사실상 로고의 가독성이 떨어지므로 심벌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위 회사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라서 충분히 잘 만든 로고 심벌이지만 일반적인 가게의 브랜드를 디자인할 때는 가독성이 중요하니 이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 Store name : WM Entertainment  ☜ Click to Web Site
■ Category : 엔터테인먼트

 

 

 

 

기본적인 고딕체를 가감하여 디자인한 로고이다.

(기본적 서체라는 것은 애플이든 윈도우든 컴퓨터에 시스템을 깔때 같이 설치되는 서체를 말한다. 이러한 서체를 디자인적으로 변형하는 것은 저작권의 법적 권리에 상관이 없다.) 

투박하지 않은 고딕체를 사용하여 디자인하고 아래에는 더 얇은 고딕으로 안경점임을 표시하고 있다. 심벌을 직관적으로 안경 형태로 만들고 안경의 브릿지 부분에 STANDARD라고 표시하여 심벌에 아이덴티티를 심었다.

외장과 심벌, 로고 디자인이 아주 잘 어울리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난다. 안경 피팅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재료공학과 출신 대표의 치밀한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디자인이다.

 

■ Store name : 스탠다드안경원   ☜ Click to Map
■ Category : 패션잡화 

 

 

 

 

로고 디자인이 깔끔하다. 기본 서체를 그대로 사용한 듯한데 외장의 색상과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당장 프랜차이즈를 해도 좋을 듯한 외장과 인테리어를 갖춘 카페이다.

망리단길에 위치하고 있는데 젊은 층에게 소소하지만 기억이 남을 무난하고 좋은 분위기이다.

위에 소개된 WM엔터테인먼트와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는데 온앤오프, 오마이걸 등 소속사 연예인들에 관한 이벤트를 자주 여는 곳으로 유명하다. 

분위기도 좋은데 확실한 마케팅컨셉을 가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프랜차이즈나 체인이 생긴다면 각 지역에서도 동일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을 테니 소속사나 로스터제임스커피랩이나 여러모로 일거양득이다.

 

■ Store name : 로스터제임스커피랩    ☜ Click to Map
■ Category : 패션잡화

 

 

 

교회 간판이다. 후줄근한 회색 건물에 복잡하게 많은 간판이 있는데도 눈에 띈다. 외국인 전용 교회인지 젊은 사람들만 가는 곳인지 모르겠지만 특이하게 영어로 되어있다.

편견 없이 간판만 보기로 하자.

깔끔하다. 전봇대의 어지러운 전선들과 주변에 노란색 빨간색 간판이 있어도 단연 눈에 띈다. 잡다하고 어지러운 주변의 간판을 모두 정리하고 스스로 돋보이고 있다. 배경색도 좋지만 얇은 고딕 서체가 주는 느낌이다. 

간판의 서체 디자인이 이만큼 중요하다.

 

 

 

홍대에 위치한 의류매장인데 저 자리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편의점이 있던 자리다.

저 매장 역시 기본적인 고딕 서체를 사용하였다. 의류 잡화 특성상 복잡하고 다양한 인테리어를 할 수밖에 없는데 로고를 간결하게 하여 쉽고 빠르게 인지 시키고 있다. 어나더어썸이라는 로고를 화려하거나 큐티하게 꾸미지 않은 이유는 판매하는 의상의 컨셉과 이미지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터프하게 시멘트 기둥을 드러낸 것과 로고 부분의 금장 테두리, 2층의 칼라톤이 대비가 되면서 상당히 눈에 띄고 잘 어울린다. 대비 효과를 노린 잘 된 외장 디자인이다.

더구나 매장의 공간을 할애하면서 까지 입구를 사선으로 만들어 입구에 공간감을 마련한 것은 굉장히 심리적인 노림수이다.

정사각이 아닌 마름모 형태의 불안한 입구 환경을 사선으로 끊어버림으로써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개방감을 주고 - 자연스럽게 매장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즉, 모퉁이에 걸쳐진 돌처럼 보행에 불편한 마름모 형태의 코너를 급히 돌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동선을 여유롭게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가게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가게가 왜 이리 튀어나와있어? 불편하게!'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이 가게가 들어서니 길이 넓어지고 좋네!'라고 잠재적인 긍정적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다.

 

■ Store name :  어나더어썸     ☜ Click to Map
■ Category : 의류

 

 


 

이번 포스트에 소개된 간판들은 특이점이 있다. 모두 영어로 된 로고라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영어 폰트들이 아주 다양하게 만들어진 이유도 있지만 역으로 한글 고딕 서체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얇은 고딕이 주는 느낌이 한글 서체에서는 어쩐지 힘없고 약한 느낌이 드는 이유이기도 하겠다. 

얇은 고딕체를 사용한 가게들은 어떤 느낌이 드는가?

직선적이고 권위적인 '굵은' 고딕체가 내포하고 있는 기본적인 성격이 아닌 충분히 디자인적이면서 감성적인 고딕체를 사용한 가게들을 더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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